
새해 첫날 서울 여의도 선거대책본부를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무속인’ 전모(61)씨와 스스럼없는 관계인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확인됐다. 전씨뿐 아니라 그의 가족이 홍보, 수행 등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사실도 확인됐다. 무속인 전씨가 ‘고문’ 직함을 달고 후보 일정, 메시지 등에까지 관여한다는 의혹으로 내부에서 불만이 나온다는 세계일보 보도를 국민의힘 선대본부가 전면 부인한 것과 배치된다. 선대본부는 전씨 관련 세계일보 질의에 당초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가 “캠프에 몇 번 드나든 적 있다”거나 “윤 후보가 한두 차례 만났다고 한다” 등의 바뀐 입장을 내놨다.
◆윤 후보 툭툭 치며 사무실 지휘
1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은 윤 후보의 격려 방문으로 떠들썩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와 함께 지난달 대하빌딩 9층에 입주한 이 사무실은 전씨가 사실상 상주하며 업무를 본 곳이라고 한다. 이날 촬영된 영상에서도 전씨는 사무실 전반을 지휘했다. 스스럼없이 윤 후보를 이쪽저쪽 안내하면서 윤 후보의 어깨와 등을 툭툭 치고 잡아끄는 모습이 담겼다. 전씨는 본부 내 팀도 차례로 호명하며 윤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도록 했다. “유세팀들 준비가 너무 많다. 유세팀들 빠지고 다문화 팀들, 빨리. 동작을 빨리 해야 돼”라든지, “직원들 다 이리로 와. 전부 다. 김형준 본부장 옆으로, 키가 크니까”라며 직원들은 물론 네트워크본부 김형준 수석부본부장(전 청와대 춘추관장)에게도 거리낌없이 대했다. 뿐만 아니라 윤 후보에게도 “후보님, 딴 거 없어. 여기 와서 빨리 좀 찍어 주세요”라며 동선도 주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아무리 가까운 측근도 후보 몸에 손을 대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오랜 인연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무속인 전씨 가족, 윤 후보 보좌중
윤 후보 선대본부에는 전씨의 가족도 관여하고 있다. 전씨의 처남 김모(52)씨는 네트워크본부에서 꾸린 ‘현장지원팀’ 소속으로 윤 후보를 밀착 수행하고 있다. 취재팀은 윤 후보가 대권 출마를 선언한 지난해 6월29일 찍은 영상이나 7월6일 윤 후보가 대전 현충원과 카이스트를 방문할 당시 영상을 보면 김씨가 수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윤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 이전부터 전씨와 인연이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선대본부 내에서는 공식 수행팀이 있는데도 이처럼 하부조직이 별도 팀을 꾸려 후보와 밀착하는 과정을 우려하고 있다.
전씨의 딸 전모(36)씨도 경선 직후부터 이달 초까지 윤 후보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 촬영 등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딸 전씨는 예술대 출신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해왔다. 이들을 비롯해 정치권 경력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진 전씨 측 인사들이 선대본부와 외곽조직에서 활동 중이라고 한다.
◆무속인 아니라더니… “마고할머니 모셔”
선대본부는 전씨가 무속인 출신이라고 한 세계일보 보도에 대해 “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을 맡고 있으며 무속인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도 이날 전씨와의 관계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당 관계자한테 그분을 소개받아서 인사한 적이 있는데 스님으로 알고 있다. 법사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씨와 관련한) 기사를 봤는데 참 황당한 얘기다”라며 “저는 무속인을 만난 적이 없고, 세계일보에 언급된 분은 우리 당 관계자분께서 ‘이분이 많이 응원하신다’고 해서 인사를 한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취재 결과, 전씨는 서울 역삼동 2층 단독주택에 법당을 차려놓고 신점, 내림굿(신내림을 막는 굿) 등 무속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 법당에는 불상처럼 보이지만 실은 ‘마고 할머니’를 모시는 신상이 있었다고 한다.
선대본부가 언급한 대한불교종정협의회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 측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계종 관계자는 “전씨가 재직한 일광조계종, 일붕조계종은 대한불교조계종과 완전히 별개인 종단”이라며 “대한불교조계종에는 종정협의회라는 모임이 없고, 전씨도 우리 출신 스님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종정협의회 등기에는 전씨가 재직한 일광조계종 사찰인 일광사 주지스님 석혜우 원모(83)씨와 일붕조계종 사무총장 서모(72)씨가 이사로 등재된 흔적이 있다.
‘건진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모(61)씨가 선거대책본부에서 ‘고문’이란 직함으로 활동 중이라는 세계일보 보도에 대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인을 통해 1∼2차례 만난 게 전부다”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17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전씨에 대해) ‘지인을 통해 1∼2차례 만난 게 전부’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윤 후보가 전씨를 사적으로 만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본보는 이날 무속인 전모(61)씨가 윤 후보 선거대책본부의 하부 조직인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인재영입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거론된 분은 선대본부 네트워크 부문에 고문으로 임명된 바가 없고, 무속인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네트워크본부도 “(사)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 직책으로 알고 있다”며 “오을섭 네트워크위원장과 친분으로 몇 번 드나든 바 있으나, 선대본부 일정, 메시지, 인사 등과 관련해 개입할만한 여지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두 번째 단독 보도인 이것이 무속인 캠프가 사실상 선배 본부 업무의 전반에 관여하며 심지어 윤석열의 주요 일정과 메시지까지 관리한다는 보도가 충격이었다. 이건 윤석열캠프의 조직도인데, 여기서 김종인 퇴출은 물론이고 이준석과의 갈등까지 전부 이 네트워크 본부가 주도적으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문제인 것은 이 조직 내부에 뉴미디어팀의 경우 조직적인 댓글 조작까지 했던 정황이 포착된 상황이다. 주요 타깃은 추 장관이었는데 왜 이렇게 추정을 관련 기사만 나오면 비추가 많고 악의적 댓글이 많았는지 이제야 비밀의 문이 열리는 것 같다.
(관련기사 전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본부에 사실상 상주한 것으로 드러난 무속인 전모(61)씨는 조직과 직함을 넘어 선대본부 업무 전반에 관여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전씨가 소속된 곳은 권영세 본부장 직속인 ‘조직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이고, 직함은 ‘고문’이다. 네트워크본부는 기존에 있는 전국 단위 조직을 윤 후보 지원 조직으로 재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복수의 선대본부 관계자들은 전씨가 비공식 통로로 윤 후보의 주요 의사결정에 개입하면서 ‘비선 실세’로 활동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표출했다.
◆“일정·메시지 뒤집히기 일쑤”
16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후보 선대본부 내에는 전씨의 이 같은 행태에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윤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 관리, 인사 등이 결정되는 과정에 개입하는 바람에 이미 조율이 끝난 후보의 동선과 메시지가 뒤집히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체 누가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냐”는 불만이 속출했고, 원인을 추적한 끝에 ‘전 고문’이 지목됐다고 한다.
전씨가 MB(친이명박)계와 관련돼 있다는 말도 나왔다. 선대본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전씨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방출에 깊이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팽배해 있다. 이준석 당 대표를 공격할 때도 네트워크본부가 나섰다”고 말했다. 네트워크본부란 명칭도 논란이 됐다고 선대본부 관계자는 전했다. 상위 조직인 조직본부, 직능본부 등과 마찬가지로 ‘본부’를 유지해서다. 다른 산하 조직은 모두 ‘위원회’ 혹은 ‘단’으로 정리됐다.
네트워크본부 산하 조직의 활동 중에는 ‘뉴미디어팀’이 주목된다. 뉴미디어팀 내의 일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는 ‘네이버 댓글부대를 모집한다’는 게시글이 오르는 등 ‘댓글작업’을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취재팀이 확인한 시점의 주된 타깃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추 전 장관이 윤 후보를 비판한 발언을 전하는 기사에는 ‘상위 댓글 좋아요’와 ‘공격 댓글을 써 달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네트워크본부 요청사항’이라며 윤 후보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를 ‘오늘 밤 11시까지 23만명으로 만들어 달라’는 지시도 내려졌다. 정치뉴스에는 ‘1일 1댓글, 1좋아요’를 달라고 독려하는 포스터가 올라왔다. 네트워크본부는 윤 후보 경호와 관련해서도, 선대본부 공식 수행팀과 별도로 현장지원팀이란 사설 경호팀을 꾸렸는데 이들이 폭언을 하고 사람들을 거칠게 밀치는 등 물의를 빚어도 선대본부가 제어하지 못한다고 한다.
◆“윤 검사가 대통령을 준비한다”
전씨는 2020년 여름부터 측근들에게 “윤석열 검사가 대통령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가 윤 검사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뭔가 결정하거나 결심해야 할 때 윤 검사가 물어오면 답을 내려준다”고 말했다고, 전씨의 주변 인사가 전했다. 이때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며 현 정권으로 대표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때다.
전씨는 또 “윤 총장이 수사 사안에 대해서도 조언을 구했다”는 말을 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지인은 전씨가 “윤 검사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이만희 총회장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는지, (국민들께 윤석열을) 각인시키려면 수사해야 하지 않겠는지를 물어온 적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전씨는 “이 총회장도 ‘하나의 영매’라며 당신이 대통령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손에 피 묻히지 말고 부드럽게 가라고 다독여줬다”고 조언한 사실을 언급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윤 후보는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라는 법무부 장관 공개 지시를 제가 불가하다고 했다. 압수수색은 방역과 역학조사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어 전씨 주장이 주목된다. 신천지 교회는 전씨가 기획실장으로 재직한 일붕조계종 관계 사찰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종교대통합 행사 등을 함께 진행한 인연이 있다.
이런 일련의 전씨 발언은 현직 검찰총장이 자신을 찾을 만큼 신기(神氣)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과장과 거짓이 섞여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전씨가 윤 후보 선대본부에서 ‘실세’로 불리며 캠프 일에 관여하고 있는 점은 윤 후보 부부와의 친분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전씨 법당은 정계와 재계에서 ‘일광사’로 불렸다. 전씨가 일광조계종 종파인 충주 일광사에 몸을 담고 있었던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전씨는 “내가 국사(國師)의 그릇인 것을 깨닫고 조계종에서 나왔다. 저녁이면 저승에 가 염라대왕과 야차들을 만나고 오는데 너무 피곤하다”고 했다고 지인은 전했다.
전씨는 선대본부에 합류하기 전 서울 역삼동 지하철 9호선 언주역 인근 한 단독주택 2층에 법당을 차리고 신점, 누름굿(신내림을 막는 굿) 등 무속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대한불교 조계종과 무관한 ‘일광조계종’ 총무원장 등의 직함으로 대외활동을 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 소개로 전씨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의 한 측근은 법당에서 김건희씨를 목격한 뒤 그에 대해 전씨와 대화를 나눴다고 증언했다.
취재팀이 최근 전씨 입장을 듣기 위해 네트워크본부를 찾아가 ‘전 고문님을 뵙고 싶다’고 하자 사무실 관계자는 “지금은 안 나오셨다”고 답했다. 전씨는 세계일보 취재가 시작되자 주변에 “산에 기도하러 들어간다”고 말한 뒤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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