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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저축은행 연말 고금리 예적금상품들 출시로 적극적 특판마케팅

by 수예이슈 2021.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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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선 연말이 되면 만기가 되는 예수금들을 다시 끌어오기 위한 ‘특판’ 시즌이 시작된다. 하지만 올해는 특판 판매가 ‘극과극’으로 나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특판상품을 찾아보기 힘든 반면 저축은행들은 적극적으로 특판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최근 연 2%가 넘는 고금리 예·적금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9일부터 연 2.2% 금리를 제공하는 '중도해지OK정기예금369' 특판 상품을 선보였다. 한도는 3000억원이며 3개월 단위로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보다 큰 규모의 목돈을 짧은 기간 보관하면서도 짭짤한 수익을 얻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이 상품의 가입금액은 10만원 이상 30억원까지다. 3개월 단위 변동금리 적용 상품으로 가입 이후 3개월간 세전 연 2.2% 금리가 적용된다. 가입 하루 만에 해지해도 해당 금리가 제공되는 요구불예금으로 은행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은데, 입출금도 자유롭다. 이 상품의 판매 한도는 3000억원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모바일 앱 전용 상품인 '뱅뱅뱅 정기예금' 금리를 연 2.61%로 인상했다. 예치 기간에 따라 ▲3개월 이상 연 2.31% ▲6개월 이상 연 2.41% ▲12개월 이상 연 2.61%의 약정 이율이 각각 적용된다.

3%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도 있다. 모아저축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연 3% 금리를 제공하는 ‘모아 삼프로 특판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6개월 만기 모바일 앱 전용 상품으로, 1인당 100만원 이상 1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한도는 500억원이다. 물량 소진 시 판매가 중단된다.

금리가 최대 연 8%를 넘는 특판 상품도 등장했다. 하나저축은행은 ‘연 8.5% 정기적금 특별 이벤트’를 시작했다. 기본금리는 연 2.3%, 월 가입금액이 최대 10만원이지만 우대금리를 최대 6.2%까지 적용한다.

우대금리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용평점 조회없이 마케팅 동의만으로도 3.1% 우대금리를 제공하는데, 비대면 가입 0.1% 우대금리는 자동으로 적용한다. 여기에 신용평점 조회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중 신용평점이 665~869점 사이에 해당될 경우 3%, 이외는 1.5%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적금 금리가 연 8.5%? 초저금리 시대가 계속된데다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고금리' 적금 상품을 찾아보기 힘들었던터라, 연 8.5%라는 금리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일부 상품은 실제 받을 수 있는 연 이자가 너무 적어 '고금리'라는 무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날 기준으로 정기적금 금리는 ▲2.43%(12개월 만기) ▲2.45%(24개월 만기) ▲2.53%(36개월 만기) 등 2%대 중반에 불과한 상황에서 8%대 금리의 적금 상품이라면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선착순 8000명에게만 판매되기 때문에 서둘러 가입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연 8.5%의 금리라면 이자를 얼마나 많이 받을까?'라는 기대로 덜컥 상품에 가입한다면 '아차' 할 수도 있다. 월 납입 금액은 최대 10만 원, 만기는 12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12개월 뒤 이자를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이자 계산기로 따져보니 세전 이자는 5만5250원, 세금 8508원을 제외하면 실제 받는 이자는 4만6742원이다. 8.5%라는 숫자에 대한 기대와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금액이다. '미끼 상품'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상품은 과거보다 우대금리를 받기 위한 절차가 비교적 간단한 편이다. 단, 월 가입금액 최대 10만원으로 설정된 만큼 목돈을 굴릴 목적보다는 자투리 돈을 활용하려는 짠테크족에게 적합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달에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고 내년에도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 상승기를 맞아 저축은행 입장에선 시중은행 고객이나 이미 저축은행에서 다른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상품을 많이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판의 경우 이른바 미끼상품 가능성이 높아 매달 납입 금액 한도와 상품 만기를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며 "상품에 가입하기 전 번거롭더라도 저축은행 앱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확인하고 예적금 이자 계산기 등을 통해 상세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많은 저축은행들은 앞다퉈 수신상품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15일 기준 저축은행중앙회가 집계한 국내 저축은행 79개사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12개월)는 2.27%다. 전히 1%대에 머물고 있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2배가량 높다.

저축은행이 앞다퉈 특판을 내놓는 배경이 있다. 저축은행 업권 특판 상품 만기가 대체로 11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만기가 된 예·적금 고객들을 다시 끌어들여 예수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저축은행들이 수신 경쟁에 열을 올리는 데에는 예대율 관리 취지가 크다. 통상 연말연시에는 만기가 돌아오는 저축상품이 많은 만큼, 유동자금이 확대되는 경향이 짙다. 이에 저축은행이 재예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을 선제적으로 채우기 위해 수신 금리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올해 대어급 공모들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청약 환불금 유치 필요성이 커진 점도 경쟁 심화 요인 중 하나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보통 연말에 수신금리를 올리는 데에는 만기 상품 도래에 따른 유동자금 확보, 공모주 청약 환불금 유치 등의 목적이 크다. 결국 예수금을 충분히 확보해 예대율을 관리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인 것"이라며 "일정 시기에 한정된 금리인 만큼 투자 목적에 맞는 상품을 골라 활용한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쉽게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여타 별다른 특판상품을 내놓고 있지 않다. 지난 8월경 광복절 당시 시중은행에서 관련 특판 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한 이후 고금리 수신상품들을 내놓고 있지 않다.

시중은행들이 현재 고금리 특판상품 출시에 소극적인 이유는 복합적이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기본 금리 자체가 증가했다. 여기에 고강도의 가계대출 규제가 실시되면서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없다 보니 예수금 확보의 중요성도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

또한 특판상품을 따로 내놓지 않아도 금융소비자들이 시중은행에 돈을 예치하고 있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10월 말 기준 1751조362억원으로 전월대비 1.46%(25조2612억원) 증가했다.

특히 정기예금이 전월대비 큰폭으로 상승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말 기준 652조8753억원으로 전월대비 3.23%(20조4583억원) 올라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체로 특판상품들의 예·적금 상품의 만기가 가장 많이 도래하는 시점이 연말”이라며 “다만 시중은행들은 최근 예수금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보니 별다른 특판 상품을 내놓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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