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칙칙' 뿌리니 주사보다 면역력 더 강했다 '비강내 백신'이 '주사형 백신'보다 호흡기 바이러스에서 광범위한 보호효과를 보인다

'칙칙' 뿌리는 방식으로 콧속(비강)에 투여하는 백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주사형 백신보다 호흡기 바이러스에 더 강한 면역력을 형성하는 게 특징이다.
오미크론과 같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는 데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 미국 예일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아키코 이와사키 교수와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비강내 백신'이 '주사형 백신'보다 호흡기 바이러스에서 광범위한 보호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주사형 백신은 전체 면역계에서 항체 생성을 유발하지만, 비강으로 투여하는 백신은 초기 감염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부위에서 보다 강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비강내 백신이 표적 병원체뿐 아니라 다양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서도 보호 항체 형성을 유도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쥐 실험에서도 여러 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노출 시켰을 때, 비강내 백신을 접종한 생쥐가 주사형 백신을 접종한 실험군보다 더 큰 면역반응을 보였다.

이와사키 교수는 "바이러스에 대해 강한 강력한 면역 반응은 폐의 입구 부위에서 일어난다"며 "(해당 부위의) 점막에는 공기 또는 음식물 등을 매개로 전염되는 병원체와 싸울 수 있는 면역 방어 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신 주사와 비강내 백신 모두 생쥐의 혈액 내 항체 수치를 증가시켰으나 비강 백신의 경우에만 호흡기 바이러스가 숙주를 감염시키기 위해 머무르는 폐로 형성된 면역항체를 분비해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앞으로 다른 동물실험모델을 통해 연구를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비강내 백신의 효능을 연구한다.

특히, 비강내 백신이 사람에게도 안전하고 효율적인 것으로 확인되면 현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그리고 추가접종(부스터샷)에 함께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오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가 1저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해외 학술지 '면역학(Science Immunology)'에 연구결과가 게재됐다.

 

한편 국내에서는 최근 가톨릭대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나건 교수 연구팀과 선문대 이충성 교수가 코에 접종 후 빛으로 면역 활성화 정도를 조절하는 나노백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백신은 독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 방어는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항암 백신 등의 질병 치료제 연구에도 확대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나노백신은 항원단백질과 광응답제가 접합되어 있는 고분자를 이용해 개발한 것으로, 빛으로 조직 투과성을 향상시켜 비강에 오래 머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환자 특성에 맞게 빛을 쬐어주는 시간으로 면역 반응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 보다 안전하다는 게 특징이다.

캐나다·중국·영국 등도 흡입형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실험과 같이 '비강내 백신'이 주사형 백신보다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앞서도 수차례 발표된 바 있다. 비강내 백신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기존 주사형 백신보다 사용방법이 간편해 백신 접근이 제한적인 개발도상국의 의료시스템 부담 완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