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25일 브리핑에서 " 확진자 발생은 유행 정점을 지나서 완만하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통제관은 "1주 평균 확진자는 지난 19일 기준 40만5천명에서 정점을 찍은 이후 이날 기준으로 35만8천명으로 약 12% 감소했다"며 "명확하지는 않지만, 62만 정도가 거의 정점이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행 감소 속도가 어떨지는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오미크론의 하위 변인인 BA.2,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이 확산하는 것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BA.2는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0%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BA.2 확산으로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통제관은 "스텔스 오미크론이 나오고는 있지만, 어떻게 될지는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도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백브리핑에서 "유행의 정점 구간을 지나는 상황"이라며 "단순 유행 규모에는 불안을 가질 필요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BA.2 영향으로 유행이 반등하는 경우가 나오는 등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크고, 국내 유행도 1주 전보다는 감소했지만 2주 전과 비교하면 규모가 높은 수준이라며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위중증 환자 수는 1천85명이다. 정부는 앞서 이 시기에 위중증 환자가 1천500명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그보다 낮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통제관은 "환자 증가 규모에 비해 위중증 환자 증가는 다소 둔화했다"며 오미크론의 낮은 중증화율, 고령층의 높은 3차접종률, 먹는치료제 처방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300∼400명씩 계속 나오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사망자는 39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에는 역대 최다인 469명이 사망하는 등 최근 1주일간 하루 평균 340.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상황이다.
유행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더라도 확진자가 수십만 명 수준으로 증가했고, 최근 사망자도 급증하면서 '방역 실패'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호평을 받았던 'K방역'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까지 제기된다.
특히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에 이르기도 전에 정부가 잇따라 방역을 완화하고 코로나19가 계절독감 수준이라는 메시지를 계속 주면서 결과적으로 정점 규모를 예상보다 너무 키우고, 이에 따라 사망자도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게 됐다는 비판도 일었다.
이런 혹평에 대해서는 김부겸 국무총리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김 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인구 대비 확진율과 사망률, 누적 치명률, 그리고 각종 경제지표 등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달라"며 "2년 이상 계속된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인구가 비슷한 세계 주요국들과 비교할 때 소중한 국민의 희생을 10분의 1 이하로 최소화해 왔다"고 말했다.
이 통제관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아워월드인데이터'를 인용해 인구당 누적 사망자수가 한국이 낮은 수준임을 강조했다.
이 통제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누적 사망자는 미국은 289.6명, 이탈리아 261.1명, 영국 239.8명, 프랑스 210.6명, 독일 151.3명 등인데 한국은 24.7명으로 대략 10분의 1 수준이다.
누적 치명률도 한국은 0.13%를 기록 중인데, 미국은 1.2%, 이탈리아 1.14%, 영국 0.81%, 독일 0.68%, 프랑스 0.59% 등으로 더 높다.
인구 100만명당 누적 확진자를 보면, 한국은 18만5천574명인데 이스라엘이 42만7천520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 23만7천308명, 프랑스 35만6천명 등이다.
이 통제관은 "객관적인 수치가 있다"며 K방역 실패론과 관련해 "그렇게 판단하고 싶어서 (그런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누적 확진, 사망자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최근 하루 수백명씩 사망자가 쏟아지는 엄중한 상황에서 정부가 '낮은 치명률'을 계속 강조하며 낙관론을 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기존 코로나19 변이들에서 오미크론으로) 적이 바뀌었는데 초기 성과에 집착하면서 전략을 바꾸지 못했다. 준비가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K방역 실패론이 제기된 이유를 분석했다.
정부의 반박에 대해서는 "우리는 사망자가 증가하는 시점인데, 유행 정점이 이미 지난 각국 데이터와 데이터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아직 성공-실패 판단은 섣부르며,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메시지를 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백신 접종률 증가세가 둔화한 것과 관련,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유행기에 미접종 고령층의 위험도가 더 높아졌다"며 접종에 참여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고 대변인은 "감염됐다가 회복하는 모습들은 건강하고 백신 접종을 마치신 분들께 한정된 경험일 수 있다"며 "최근 사망자의 40% 이상이 불완전 접종자(미접종·1차접종)"라며 "96%가 접종을 마쳤는데, 나머지 4%에서 사망자의 40% 이상이 나오는 것이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이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앞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일 수 있다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 24일 코로나19 수리모델링 TF(태스크포스)에 따르면 다수의 국내 연구팀은 23일자 보고서에서 앞으로 확진자 규모가 줄어든다고 내다봤다.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팀은 최근 1주간 거리두기 정책의 효과를 반영하면 신규 확진자는 오는 30일 37만3천741명, 내달 6일 35만2천321명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23일 국내 신규 확진자는 49만881명이었는데 1주 뒤 11만7천140명, 2주뒤 13만8천560명 적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최선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혁신팀 연구원은 이 교수팀의 예측값보다 신규 확진자 수를 더 적게 예상했다.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 수가 약 2주 뒤인 내달 6일 29만3천754명, 약 한 달 뒤인 내달 20일 18만6천437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연구소의 권오규 공공데이터분석연구팀장도 주민 이동량 분석을 통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은 1주 뒤부터 신규 확진자 수가 점차 줄 것으로 예측하면서, 위중증 환자 수는 2주 뒤 1천281명, 3주 뒤 1천29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중증 환자 수는 보통 신규 확진자 수 증가와 시차를 두고 늘어난다.

이 밖에 황형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팀은 지난 19∼22일 확진자 수가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것을 두고 "일시적 현상인지 혹은 지속되는 경향인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 역시 유행이 꺾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금주 상황을 더 분석해보면 확진자 수가 계속 감소하는지 추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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