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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후보 선대위 논란 갈등 수습하기 위해 진화에 나섰다. 尹, 이준석 만나러 울산행. 李, 조동연 사퇴 “내가 책임진다”

by 수예이슈 202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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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 후보 모두 선거대책위원회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진화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일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조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의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준석 대표의 당무 보이콧이 장기화되자 이 대표를 직접 찾아가 갈등 봉합을 시도했다.

나흘째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지방을 돌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이날 제주에서 울산으로 이동하자, 그동안 관망하던 윤석열 후보가 이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울산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당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윤 후보 주변 인사들의 당대표 패싱을 강력 비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의 울산행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을 지역구로 둔 김기현 원내대표가 먼저 울산으로 가 이 대표와 만났다. 윤 후보는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를 가리켜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당대표”라고 치켜세웠다.

또 이 대표가 전날 기자들에게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를 후보가 누군지 아실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윤 후보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윤 후보는 오후에 “이 대표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보겠다”고 말하며 당사를 떠났다.

하지만 이에 앞서 이 대표는 제주 기자간담회에서 윤 후보 측이 만남을 제안하며 의제를 사전 조율하자고 했다면서 “핵심 관계자의 검열을 거치려는 의도라면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후보와 상의해서 결정했던 일들이 전혀 통보받지 못하고 나중에 뒤집힌 경우가 꽤 있었다”며 “허심탄회하게 상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는데도 사전 조율을 이야기하는 건 실망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거물' 이 대표가 정치생명까지 걸었다는 태도로 대선을 앞두고 당무 거부에 나서자,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결국 윤 후보는 3일 부랴부랴 울산으로 내려가 이 대표를 만나고 갈등을 매듭지었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로 하고 '김종인 총괄 체제'를 구축하는 합의를 이뤘다.

윤 후보가 통 큰 양보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합의의 '이행'이 얼마나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준석을 내치면 대선은 진다"고 했던 홍준표 의원의 조언을 윤 후보와 국민의힘 기성 정치인들이 100% 이해했을까. 아니면 마음 한 편에는 아직 "30대 당대표가…말대꾸?!"와 비슷한 생각이 남아있을까. 내년 3월9일 대선까지 앞으로 90여일 동안의 관전 포인트다.

둘의 만남은 선대위 인사 영입 등을 두고 당내 갈등이 깊어지자, 이 대표가 지역 순회를 떠난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윤 후보는 이날 회동을 마치고 인사 영입 갈등의 중심에 섰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사실을 발표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민주당 선대위 ‘영입인재 1호’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 파격 기용된 조 위원장은 불과 사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 위원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 군사전문가이자 30대 워킹맘이라는 이력으로 주목받았으나, 선대위에 합류하자마자 혼외자 의혹 등이 불거져 곤욕을 치렀다.

조 위원장은 본인의 영입을 주도했던 송영길 대표에게 3일 오전 전화를 걸어 사의를 밝혔다. 송 대표는 이 사실을 전하면서 “주말에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눠보고 판단할 생각”이라며 결론을 유보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선대위는 “조 위원장이 재차 사의를 밝혀왔다”며 “송 대표는 안타깝지만 조 위원장의 뜻을 존중할 수밖에 없어 이 후보와 상의해 사직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 모든 책임은 후보인 제가 지겠다"고 적었다. 그는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결단으로 저와 함께하려다가 본인과 가족들이 큰 상처를 받게 되었다"며 "조동연 위원장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거듭 자세를 낮췄다.

민주당은 조 위원장의 사생활 논란에 불을 지핀 가로세로연구소의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관·국회의원에 출마한 것도 아니고 선대위에 참여한 사람이 10년 전 양자 합의로 따로 가정을 이룬 사안인데 아이 얼굴과 이름까지 밝혀서 공격하는 비열한 행위는 언론의 정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임종성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낳고 기른 그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 조 위원장님과 그 가족이 더 상처받고 가슴 아픈 일이 없도록 배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 개인의 삶과 가정을 잔인하게 난도질한 가세연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논란을 촉발한 가세연은 조 교수의 어린 자녀의 실명과 생년월일까지 공개했다. 인격까지 짓밟는 비인간적인 행위, 몹시 부끄럽고 아프다"라며 "어려운 가운데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한 여성의 삶에 가해지는 난도질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넘어야 할 장벽을 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검증 책임이나 조 교수의 도덕성과 별개로 그에 대한 도 넘은 사생활 침해는 안 되는 일이다. 강용석 변호사는 혼외자 문제를 처음 폭로한 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어린 자녀의 얼굴, 실명, 생년월일을 공개해 대중의 먹잇감이 되도록 만들었다. 이건 검증이 아니라 폭력이다. 민주당 선대위 법률지원단이 강 변호사와 김세의 가세연 대표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했는데 마땅한 대응이다. 혼외자 문제가 비난받을 일이라 해도 아무 잘못 없는 아이의 신원을 드러내고 놀림과 비난의 대상으로 삼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조 교수가 이제 선대위원장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으니 과도한 비난과 가족에 대한 관심 집중은 그만 거둬야 한다.
참신한 인재 영입을 통해 ‘쇄신’ 이미지를 강조해온 선대위는 조 위원장의 낙마로 타격을 입게 됐다. 부실 검증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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