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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준석·조수진 동시 사퇴. 선거에 대한 무한책임은 후보에게 있다

by 수예이슈 2021.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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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겨냥해 핵관들이 그렇게 원하던 대로 이준석이 선거에서 손을 뗐다면서 세대결합론은 사실상 무산됐으니 새로운 대전략을 누군가 구상하고 그에 따라 선거 전략을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로 당 대표의 통상 직무에 집중하겠다며 거듭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이 대표는 60대 이상의 기존 지지층에, 지난 4월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20·30 세대의 지지세를 더하면 대선승리가 가능하다는 이른바 세대결합론을 강조해왔었다.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자신이 선대위에서 빠지면서 이런 세대결합 전략이 어려워졌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핵관들이 그렇게 원하던 대로 이준석이 선거에서 손을 뗐다. 카드뉴스 자유롭게 만드십시오라며 공보단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조수진 최고위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도 그냥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린 상황이 됐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선거 전략을 복요리에 비유해 전문적으로 잘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를 강조해왔다.

 

조 최고위원은 공보단장 명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등을 다룬 카드뉴스를 만들었고, 이 대표는 카드뉴스 이래서 안 만든다고 한 건데라며 비판했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인 조 의원은 이날 이 대표가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 사퇴를 표명한 지 4시간 만에 윤석열 대선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 직책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SNS이 시간을 끝으로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공보단장을 내려놓는다면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일부 언론에 기자회견에서 말했듯 (조 최고위원의 거취는) 알 바 아니다라면서 조 최고위원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저와는 이제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복귀 가능성에 대해 전혀 (아니다)”라며 조 의원의 사의 표명이 자의에 의한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전날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내가 왜 대표 말을 듣나. 난 후보 말만 듣는다는 취지로 반발했고, 이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이 아니면 누구 지시를 듣는다는 것이냐고 받아치며 고성이 오갔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은 이날 사과하기 위해 당 대표실을 찾아 1시간 30분가량 기다렸지만, 이 대표가 곧장 기자회견장으로 향하면서 면담이 불발됐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조 의원과의 갈등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 대표는 어떤 미련도 없다면서 제 의지와 다르게 역할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울산 회동으로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돼 지난 6일 선대위가 출범한 지 불과 보름 만이다. 총력전을 펼쳐야 할 대선 78일을 앞두고 극심한 내홍이 폭발하면서 정권교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대선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된다면 상당한 불명예를 얻게 되겠지만, 선거에 대한 무한책임은 후보에게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조 의원과 충돌한 뒤 선대위직을 사퇴한 이 대표에 대해 성격상 다시 복귀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상임선대위원장을 그만뒀다고 해도 대선에 당대표로서 해야 할 역할은 충실히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선대위가 제대로 마찰 없이 가야 하는데 이상하게 불상사가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의 앞으로 정치적인 생명도 내년 대선을 어떻게 치르냐에 달려 있다면서 대선에 실패하면 국민의힘은 생존의 위협까지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와 조 의원의 충돌에 대해선 “(조 의원이)실수한 것이다. 아무리 선거철이라고 해도 위계질서가 있다. 후보 말만 듣고 다른 사람 말을 안 듣겠다고 하면 선대위 조직 자체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며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선대위 직함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밝힌 이 대표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극단적인 방향을 취하지 않으면 시정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선대위 마찰을 놓고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그 말이 오히려 이 대표를 더 자극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선대위 구조를 항공모함에 비유하며 윤 후보가 정치를 처음 하는 분이라 이 사람 저 사람 도와준다고 하니 망라해서 배치해 지금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각자 장기자랑 하려고 하다 보면 선거운동은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욕을 먹더라도 내가 완강하게 끌고 가려는 자세를 갖는 수밖에 없다며 이상한 소리를 중간에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징계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선대위 해체론에 대해서는 선대위가 구성돼서 벌써 한 달 이상 움직이고 있는데 사람들을 지금 당장 쫓아낼 수 없다면서 빨리 선거를 일으킬 수 있는 기동헬기를 띄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선대위가 이준석·조수진충돌로 출범 후 묵혀있던 층층 보고·부서별 칸막이·비대한 인적 구성 등의 난맥상이 터져나왔다. 표면상은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인 이준석 대표와 공보단장을 맡은 조수진 의원의 충돌이지만, 내부에서는 친윤(친윤석열)가 장악한 선대위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한 이 대표의 정치적 노림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건희 리스크등 각종 악재 상황에서 드러난 김 위원장과 이 대표를 패싱한 정보 공유 구조와 후보와 측근에게 집중됐던 비효율적인 의사결정 과정, 비대한 선대위 구성 등이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1일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이 대표는 조 의원의 사과와 별개로 급격하게 비대해진 선대위의 문제점과 불분명한 지휘체계 등의 문제를 최근 지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전날 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는 조 의원과 지휘체계를 놓고 한 차례 충돌했다. 이어 조 의원이 이 대표를 비방하는 동영상 링크를 보낸 사실을 공개하며 공보단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 대표와 조 의원은 과거 지도부 인선과 곽상도 전 의원 탈당을 놓고도 충돌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이 선대위 책임자에게 지시를 내렸는데 불응했다. 이 추이가 지속된다는 건 내 역할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심지어 (조 의원은) 후보 이름을 거론하며 굉장히 부적절한,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듣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선대위를 전혀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내 역할이 없기 때문에 사퇴한다고 말했다. 명목상 책임은 조 의원에게 물었지만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건너뛴 그간의 선대위 운영에 대한 불만의 토로가 담겼다.

 

표면적으로는 두 사람의 갈등이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비대한 선대위의 문제점과 김건희 리스크대응에서 불거진 패싱이 이번 갈등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공식 출범한 중앙선대위는 약 2주 만에 555명이 이름을 올린 매머드급 구성을 마쳤다. 김 위원장 아래 8개 총괄본부와 20여개 위원회가 가동되면서 총괄본부·위원회의 부서 칸막이 문제가 거론됐다. 특히 김건희 리스크대응 과정에서 이 대표와 김 위원장 측에서 관련 정보와 대응 기조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가 이준석·조수진갈등 사태 수습을 김 위원장에게 맡기면서 이 대표가 주장해온 실무형 선대위 구상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직 사퇴로 김 위원장은 인적 쇄신을 단행할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선대위 중도하차 의지를 강하게 밝힌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 측면에서 돕도록 김 위원장이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서는 선대위 운영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홍준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밖에서 보면 우리 당 선대위는 세 갈래로 갈라져 있다. 김종인, 김한길 그리고 속칭 파리떼 그룹이라며 선대위가 갈라져 각자 이해에 따라 움직이니 일사불란할 리도 없고 현안 대처 능력도 없어 후보만 매일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윤 후보 경선캠프의 상황실장을 지냈던 장제원 의원은 선대위가 후보를 위한 선대위인지 자기 정치를 위한 선대위인지 기가 찰 따름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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